늘 곁에서 행복을 주는 반려견이나 반려묘 그 외의 포유류등이 언제부터인가 다음, 다식, 다뇨의 증상을 보인다면 대사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내분비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신적인 기능에 이상이 생기며 다양한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갑상선, 부신, 췌장(인슐린 분비기관)의 기능 이상은 포유류 전반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내분비 질환이며, 초기에 증상을 인지하고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
갑상선은 포유류의 목 아래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티록신과 트리요오드티로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세포의 에너지 생성, 체온 조절, 신경계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기능이 이상해지면 몸 전체의 대사 균형이 무너집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주로 중년 이상의 강아지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활동성이 줄고 피로감이 심해지며 체중이 늘어나는 등의 증상이 관찰됩니다. 피부가 건조하고 비듬이 많아지며, 털이 빠지거나 거칠어지는 변화도 흔합니다. 피부색이 어둡게 변하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이 주요 신호입니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주로 고양이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과도한 갑상선 호르몬 분비로 인해 식욕이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줄고, 과잉행동, 불안감,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됩니다.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고, 눈이 불거지거나 울음소리가 커지는 것도 증상 중에 속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노화나 단순 피로 등과 혼동되기 쉬워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은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필요한 경우 초음파나 방사선 영상 검사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약물 치료, 식이 요법, 또는 외과적 수술(특히 고양이의 경우 갑상선 절제술)로 관리할 수 있으며, 조기에 대처하면 예후가 매우 좋습니다.
부신 질환
부신은 신장 위에 위치한 작은 기관으로, 체내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수분·전해질 균형, 면역 기능 등에 관여하는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대표적인 호르몬은 코르티솔(스트레스 조절), 알도스테론(나트륨·칼륨 조절), 아드레날린(긴급 반응) 등입니다. 이들 중 하나라도 불균형이 생기면 생명 유지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신 질환은 쿠싱증후군과 애디슨병입니다. 쿠싱증후군은 대부분 부신피질의 양성 종양이나 뇌하수체 종양으로 인해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는 질환입니다. 주요 증상은 복부 팽창, 근육 위축, 피부 얇아짐, 털 빠짐, 심한 갈증과 배뇨, 빈번한 감염, 느린 상처 회복 등입니다. 반려견이 중년 이후 갑자기 배가 불러 쳐져보이고, 등을 쓰다듬을 때 통증을 느끼거나 걸음걸이가 느려진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털이 얇아지고,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애디슨병은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이 부족한 상태로, 만성적인 무기력, 식욕부진, 구토, 저혈압, 탈수, 전해질 불균형이 특징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쇼크 상태는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초기엔 단순 피곤이나 식욕 저하로 보이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혈액 내 전해질 수치, ACTH 자극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가능하며, 쿠싱의 경우에는 MRI나 CT로 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치료는 호르몬 억제제나 보충제 복용, 종양의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꾸준한 관리와 약물 조절로 대부분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당뇨병은 포유류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내분비 질환으로, 인슐린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저항성을 보이면서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입니다. 주로 개와 고양이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페럿, 토끼, 심지어 일부 설치류등에도 보인다고 알려졌습니다.
초기 증상은 다음, 다뇨, 다식, 체중 감소입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신장 기능이 영향을 받고,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전해질 균형이 무너지고 탈수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백내장, 말초신경 이상, 신부전, 케톤산증(DKA) 같은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개는 제1형 당뇨(인슐린 의존형), 고양이는 제2형 당뇨(인슐린 저항형)가 더 흔히 보고됩니다. 고양이의 경우 조기 진단과 식이 조절만으로도 인슐린 투여 없이 관리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은 혈액검사(공복 혈당, 프럭토사민 수치), 소변검사, 임상증상 확인 등을 통해 이뤄집니다.
치료는 인슐린 주사 투여가 기본이며,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투여해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 체중 감량, 스트레스 완화도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하루 2회 이상 혈당 측정이 필요하며, 전문 수의사의 지도하에 용량을 조정해야 합니다. 꾸준한 관찰과 관리로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조기 진단 키트나 스마트 혈당 측정기 등도 보급되고 있어 집에서도 꾸준한 관찰과 예방이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내분비계는 단일 기관의 이상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전신의 기능 저하와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복합적 질환을 유발합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 부신 질환, 당뇨병은 사람뿐 아니라 다양한 포유류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에게도 나타나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질환으로, 증상이 모호하거나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사육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질환은 조기 발견과 정기적인 건강 검진, 그리고 전문가와의 상담이 핵심입니다. 행동 변화, 식이 변화, 체중 변동, 털 상태, 눈의 투명도 등 사소해 보이는 변화라도 꾸준히 기록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이나 관리 중인 포유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작은 징후 하나하나를 잘 살피는 것이 첫걸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