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아로 선인장은 단순한 선인장을 넘어, 미국 애리조나 광야의 침묵 속에서 삶을 노래하는 자연의 거인으로, 그 우뚝 솟은 자태 하나만으로도 뜨거운 태양 아래 묵묵히 세월을 살아낸 생명력의 상징이면서, 예전 서부영화에서 카우보이들이 황야에서 서로 총을 겨누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뒤에서 배경처럼 지켜보던 그 우람한 선인장이 바로 사구아로 입니다.
사구아로의 듬직한 특징
사막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듯하지만, 사실 사구아로는 수많은 생물들의 안식처이자 쉼터 역할을 하며, 올빼미부터 벌새, 그리고 작은 설치류들까지 다양한 생명들이 이 듬직한 선인장의 품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자연이란 정말 따뜻하고 배려 깊은 설계자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선인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물기 하나 없이 바싹 마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내부에 엄청난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어서 가뭄이 길어질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성격의 소유자로, 마치 고요한 사람 중 가장 강한 이가 있듯, 사구아로도 그런 존재라는 느낌을 줍니다.
사구아로의 꽃은 밤에 피어나고 새벽에 지는 아주 수줍은 생명이라서, 그 순간을 마주하려면 약간의 기다림과 운이 필요하지만, 한 번 그 꽃을 보게 되면 하얗고 순결한 그 모습에 마음이 절로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며, 사막 한복판에서 피어난 그 고고한 아름다움은 마치 기적처럼 다가옵니다.
토착화 서식지와 생장력
주소는 미국 애리조나주 소노란 사막 사구아로는 전 세계에서 오직 애리조나주와 멕시코 소노란 사막에만 삽니다 그리고 사구아로는 자라나는 데에만 수십 년이 걸린다는 점인데요, 작은 손가락만 한 크기의 어린 선인장이 팔을 벌리는 어엿한 어른이 되기까지 무려 7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압니다.
사구아로의 몸에는 수십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건 딱따구리가 만든 집입니다. 딱따구리가 이사 가면 부엉이가 들어오고, 그 다음엔 비둘기가 들어오는 식으로 자연계의 다세대 주택 역할을 합니다. 임대료도 안 받으면서 말이죠. 착한 집주인의 표본입니다. 사구아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주름이 늘고 몸통에 깊은 골이 생기는데, 그 모든 흔적이 곧 세월의 기록이자 사막의 역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몸으로 말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귀한 꽃과 열매들
5월에서 6월 사이, 밤에만 하얀 꽃을 피웁니다. 낮에는 꽃을 오므렸다가 밤이 되면 활짝 피는 건데, 박쥐와 나방들을 위한 심야 뷔페를 여는 셈이죠. 꽃은 하루 만에 시들어버리는데, 허무할 수 도있지만 짧으나마 마음껏 꽃을 폈으니 그리 아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열매는 애리조나의 국민 간식입니다. 빨간 열매는 달콤해서 원주민들이 수천 년간 즐겨 먹었습니다. 잼도 만들고 술도 담그는데, 무엇하나 허투루 세월을 낭비하지 않는 쓰임이 많은 묵묵한 삶에 경외감이 듭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사구아로를 함부로 훼손하면 벌금 폭탄을 맞습니다. 선인장 주제에 법의 보호를 받는 귀한 몸입니다. 심지어 이사할 때 데려가려면 허가증이 필요해요. 연예인 못지않은 대우죠. 현지 토착민들에게는 영적 상징이자 조상의 지혜를 담은 존재로 여겨져 오랫동안 신성하게 여겨졌으며,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는 그저 식물이라기보다 자연과 연결되는 하나의 존재, 사막의 친구이자 묵묵한 철학자 같은 느낌을 주는 특별한 생명체입니다.
밤하늘 아래 사구아로가 그림자처럼 서 있는 모습을 보면, 꼭 먼 미래의 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언젠가 나도 저렇게 굳건하고 조용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그 자체로도 이미 인생의 교훈을 품고 있는 식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