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파충류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냄새도 거의 없으며, 하루에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히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모든 파충류를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관련 법규와 환경 조건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키울 수 있는 파충류 종류, 관련 법규, 그리고 최적의 사육 환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파충류 관련 법과 규제
파충류를 키우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관련 법규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부 파충류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또는 "외래생물 관리법"에 따라 수입, 판매, 사육이 금지되어 있거나 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 뱀이나 독이 있는 파충류는 사육 자체가 제한되며,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외래종의 경우 환경부의 허가 없이는 들여올 수 없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육할 수 있는 대표적인 파충류는 레오파드게코, 비어디드래곤, 러시안 토르투스, 블루텅 스킨크 등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수입 시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반려동물로 유통되는 파충류는 합법적 경로를 통해 수입된 개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확인하려면 구매처에서 수입신고필증이나 CB(인공번식) 증명서를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특정외래생물 지정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매년 외래생물 목록을 갱신하며, 목록에 오른 생물은 등록이나 허가 없이는 키울 수 없습니다. 실제로 몇몇 이구아나나 큰 도마뱀 종류는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되어 사육 시 사전 허가가 필수입니다. 이러한 법적 요소를 간과한 채 파충류를 들여올 경우, 벌금 부과나 압수 조치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파충류를 들이기 전에는 판매처의 신뢰도, 관련 서류의 유무, 환경부 고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등록이 필요한 경우에는 등록절차를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기 많은 종류
한국에서 키우기 쉬우며 인기도 높은 파충류는 대부분 소형종으로, 사육 공간이 크지 않아도 되고 관리가 비교적 간편한 것이 특징입니다.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되는 종은 단연 레오파드게코입니다. 이 도마뱀은 작고 얌전하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어 입문용 파충류로 손꼽힙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의 먹이 급여와 습도 조절만으로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인기 종은 비어디드래곤(턱수염도마뱀)입니다. 약간 중형 크기지만 사람을 잘 따르고 손에 잘 안기는 성격 덕분에 ‘교감 가능한 파충류’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비어디드래곤은 UVB 조명과 온열램프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반려동물로서의 만족감도 높습니다. 거북류 중에서는 러시안 토르투스가 인기가 많습니다. 이 육지거북은 크기가 작고 기후 적응력이 뛰어나 한국의 실내 환경에서도 잘 자랍니다. 다만, 장기적인 사육을 고려해 안정적인 공간 확보가 필요하며, 채식 위주의 식단이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수월합니다.
이 외에도 블루텅 스킨크, 콘스네이크(비독사), 볼파이톤 등이 국내에서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종입니다. 다만 뱀류는 여전히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거지에서 사육 시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뱀은 모두가 허용된 것은 아니며 독성 여부와 외래종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파충류는 CB(인공 번식)된 개체로, 야생에서 채집되지 않아 생태계 파괴 걱정이 덜하고 법적 문제도 적습니다.
초보자라면 CB 개체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며, 검증된 파충류 전문 샵에서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적합한 실내 조건
파충류는 대부분 온혈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육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온도, 습도, 조명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종에 따라 그 기준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에 실내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히팅 시스템 구축은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히트패드 또는 히트램프를 통해 바닥 온도와 주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합니다.
레오파드게코나 콘스네이크는 28~32도 정도의 온도 유지를 필요로 하며, 비어디드래곤처럼 낮과 밤의 온도 차이를 필요로 하는 종도 있습니다. 이 경우 타이머와 온도조절기를 활용해 주기적인 온도 변화를 구현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UVB 조명이 필수인 종도 많습니다. UVB는 칼슘 흡수를 돕고 뼈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므로, 하루 8~12시간 정도 조명을 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야행성인 파충류는 UVB 없이도 생활이 가능할 수도 있으니 사전에 생활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종(예: 블루텅 스킨크)은 수분이 풍부한 바닥재와 수시로 분무가 필요합니다.
반면, 건조한 환경을 선호하는 종(예: 러시안 토르투스)은 통풍이 잘되고 건조한 서식지를 조성해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테라리움 구성 시에는 자연을 모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코코넛 베딩, 유목, 은신처, 물그릇, 식물 등을 적절히 배치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활동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충류의 사육 환경은 생물의 종류에 따라 맞춤 설정이 필요하며, 최소한의 생태 이해가 전제되어야 안정적인 사육이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도 다양한 파충류를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충류 사육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책임이 요구되며, 법규 이해와 적절한 사육 환경 구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중한 종 선택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여러분도 조용하고 신비로운 파충류와의 특별한 동거를 시작해보세요.